중국의 설화나 풍습에 대해 어린이 그림책을 쓰는 Demi의 1990년 작입니다.
IRA-CBC Children's Choice와 An American Bookseller 'Pick of the Lists' 에 든 책입니다.

항상 너무나 인상적인 동양 풍의 그림을 그리는 Demi는 정말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잘 씁니다.
이번은 녹색 바탕 위의 동그라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입니다.
녹색은 주인공이 소중하게 들고 있던 도자기 항아리일까요?
어느 나라 귀한 비단일까요?
곱고 조용한 무늬가 들어 있는 옥색 바탕 안 동그라미 속에 Demi 특유의 중국풍 섬세한 그림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옛날 중국 어느 나라의 소년 이야기입니다.

옛날 옛적 중국에 핑이라는 소년이 살았답니다.
그 아이는 꽃을 사랑했고 아이가 심는 꽃과 나무는 무엇이든 번성했다는군요.
그런데 핑이 살고 있는 나라의 모든 아이들은 꽃을 사랑했고 특히 나라를 다스리는 황제께서도 친히 정원을 가꿀 정도로 꽃나무를 사랑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황제께서는 자신이 늙어 후계자를 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깨달으시고 나라 곳곳에 방을 내렸답니다.
자신이 후계자를 찾고 있으며 자신이 준 씨앗을 가장 잘 키운 아이가 다음 황제가 될거라고요.

핑은 기뻐하며 씨앗을 받았고 한해 꼬박 온갖 노력을 해봤지만 다른 아이들이 받은 씨앗은 다 잘 자랐지만 싹 하나 나지 않았더라네요.
절망하는 핑에게 네가 최선을 다한 빈 화분을 황제에게 바치라고 아버지는 충고합니다.
슬퍼하며 핑은 빈 화분을 가지고 황궁으로 갔고
화려하게 핀 꽃화분을 가지고 두근거려하는 아이들 뒷편에서 움츠리고 있었지요.
황제께서는 이아들의 화분을 보시고 찡그리시더니 핑의 빈화분에 기뻐하며 후계자로 정하셨구요.

황제께서 씨앗을 구워서 싹이 틀 수 없게 했던 거랍니다.
핑이 후계자가 된 이유는 황제 앞에서 자신의 일년간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던 핑의 위대한 용기 때문이랍니다.

정말 정말 노력했지만 안되었을때 정말 슬프고 막막합니다.
어떨 땐 변명을 잔뜩 늘어놓기도 하지만 어떨땐 숨기고 회피합니다.
진짜 노력하고 그 결과를 받아드리는 용기, 이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사소해 보이지만 용을 무찌르고 불의를 바로 잡는 것 이상으로 큰 용기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