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evel-3.2 소피는 거미입니다. 그러나 보통 거미가 아니라, 예술가 이지요. 그녀가 짜 놓은 건 거미줄이 아니라 이 세상 누구도 흉내 낼수 없는 아름다운 작품이에요. 그래서 친구들도 엄마도 그녀를 몹시 자랑스러워 합니다. 소피가 집을 떠나 살아야 할 나이가 되었을때, 그녀는 비크먼씨의 하숙집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꾸려가기로 마음 먹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는군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거미를 싫어하니까요. 1층 입구에 멋진 커텐을 짜 놓지만, 하숙집 주인 아줌마는 기겁을 하고 총채로 털어버립니다. "내 집에 거미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하면서요. 그래서 소피는 2층으로 올라갑니다. 그곳에는 선장님이 살고 계셨어요. 선장님의 옷장을 살며시 들려다본 소피는 옷들이 온통 회색 뿐인걸 발견하고는 좀더 밝고, 하늘색처럼 푸른 옷을 짜기 시작합니다. 아이구 그런데 소피를 발견한 선장님, 무서워서 방에도 못 들어 오시는군요. 덩치 큰 아저씨가 지붕위로 올라가는 꼴이라니... 그러다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 소피는 다시 짐을 챙겨 요리사의 방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요리사의 신발 속에 자리 잡은 소피. 이번에는 요리사의 슬리퍼가 낡은 걸 보고 새로 짜기로 마음 먹지요. 그러나 요리사인들 거미가 좋겠어요? 발견 즉시 퇴출. 신발을 털어내네요. 아이쿠 소피는 지진이 난줄 알았나봐요. 그래서 갈곳이 없어진 소피는 이제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한 계단, 한 계단 옥탑방으로 올라갑니다. 거기에는 젊은 새댁이 살고 있었어요. 그녀의 뜨게질 바구니 위에 눕게된 소피는 잠에 빠집니다. 그동안 거미들의 시간은 많이 흘러 이제 소피는 늙고, 겨우 자기몸을 따뜻하게 할 양말 여덟짝과 장미무늬가 있는 베게를 만들 여력 밖에는 없군요. 어느날 소피를 발견하게된 젊은 아낙은 그대로 내버려 둡니다. 살며시 미소만 지을뿐. 그런데 그 아낙은 새로 태어날 아가의 양말을 짜고 있었답니다. 그 다음에 아가의 스웨터를 짜고, 담요를 짜려고 하지만, 실이 모자라네요. 돈도 없구요. 그때 주인 집 아줌마가 낡고 구멍이 난 누리끼리한 담요를 쓰라고 주네요. 도저히 아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지요. 그래서 소피는 결심했답니다. 아가에게 줄 선물을 짜기로요. 그러나 지금 소피는 늙었어요.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렇지만 소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곧 생각해냈어요. 달빛을 모아, 별빛을 보아, 솔잎 향기도 넣고, 자장가 소리도 얹어서,눈송이로 멋을 내고.... 쉬지 않고, 눈도 깜작이지 않고, 잠도 안자고,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소피는 마지막으로 자기의 마음까지도 엮었지요. 그날밤, 아가에게 그 낡은 담요를 덮어주려던 엄마는 창틀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그건 너무 아름답고, 포근한, 왕자님에게 어울릴 그런 담요였지요. 그녀는 이것이 보퉁 담요가 아니라는걸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아가에게 덮어주고 그위에 손을 살며시 얹은채 잠이 듭니다. 작가 아일린 스피넬리는 제리 스피넬리와 부부군요. 젊은 시절 이런 하숙집에 살았었는데 실제로 아이를 위해 털실을 살 돈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가난한 새댁이 같이 살고 있었다는군요. 그 일이 오래 동안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아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는 '소피의 달빛담요' 라는 제목으로 번역 되어 있네요. 해석이 아주 좋습니다. 내용도 잔잔한 감동이 있구요. 그림이 환상적으로 좋습니다. Mem Fox의 책 중에서 Time for Bed라는 책의 그림을 맡은 제인 다이어가 여기에서도 재능을 과시하는군요. - 이미혜. 추천의 글 -